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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를 권장하지 않은 차 - 혼다 재즈 - A1 CAR CARE - Brisbane Mobile Mechanic
수리를 권장하지 않은 차 - 혼다 재즈

이야기의 순서대로라면 이 이야기 전에 먼저 쓰여질 이야기가 있었으나 보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순서를 바꿔서 씁니다. 이 이야기와 다음 이야기를 읽으시면 이야기의 전말을 이해하기 쉬우십니다.

이 차는 가속시 "끼릭끼릭"하며 쇠긁히는 소리가 극심하여 브리즈번의 한인정비소에서 텐션베어링을 교체했으나 소리가 여전하여 다시 갔더니 워터펌프 고장이니 교체해야 한다고 하여 해당 정비소에 예약을 해둔 상태였다고 합니다.

고객님이 필자의 아들 또래인데다가 아주 예의바르고 건실한 청년이고 그의 여자친구도 필자와는 구면이라서 아들처럼 생각하고 일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필자의 아들도 이 커플과 같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아들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벨트 소음은 텐션베어링을 교체했다면 더이상 소음이 나지 않아야 합니다.
텐션베어링 교체 이후에도 소음이 지속된다면 각종 풀리 중 무엇하나가 불량이거나 수명이 다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찾아가서 공임을 받지 않고 드라이브 벨트를 풀어 하나씩 점검을 했습니다.
이미 오래전 에어컨이 고장났다고 하시는데 에어컨 컴프레서는 이미 고장난 상태였고 컴프레서 풀리를 손으로 돌리자 끼릭끼릭 쇠 갈리는 소리가 약하게 들립니다. 고속으로 회전한다면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겠지요.

컴프레서를 중고로 교체하기로 하고, 드라이브 벨트, 미션오일, 에어필터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브리즈번의 폐차장들은 그다지 친절하지도 않고 영업방식도 다들 차이가 있어서 좋은 물건을 찾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아무리 중고로 교체를 해도 어느정도 워런티가 있는 제품이라야 하니까요.
차로 왕복 2시간 거리의 폐차장들까지 뒤졌지만 꼭 맞는 컴프레서를 구하지 못해서 인터넷으로 다른 주에 주문을 했습니다. 이것은 필자의 사정이고..

진단 점검을 한 다음날, 고객님으로부터 문자메시지에 사진이 옵니다.
언더커버가 떨어져 있습니다.
점검을 위해 필자는 운전석 바퀴와 휠하우스를 탈거했을뿐이지만 흔쾌히 가서 언더커버를 장착해주었습니다.
필자 이전에 누가 이 차를 정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언더커버를 고정하는 핀을 하나도 꽂지 않고 대충 끼운 후 소위 '빵끈'이라고 불리는 가느다란 빵봉지 철사로 한군데 묶어 놓았는데 그나마도 대충 한바퀴 감아 놓은 것이라 필자의 점검과정에서 차를 한쪽만 들어 올렸으니 고정하지 않고 대충 끼워 놓은 언더커버가 주행중 빠져버린 것입니다.
자동차 정비는 남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덤터기를 쓰게 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상황설명을 잘 해드렸고 워낙 예의바른 젊은이라서 이해했을거라 믿고 돌아왔습니다.




사진의 좌측이 탈거한 컴프레서이고, 오른쪽이 중고품입니다.
같은 브랜드의 일본 제품이고 똑같은 차에 들어가는 컴프레서인데도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혼다 재즈가 2006년에 컴프레서 모델을 변경해서 2006년식은 컴프레서 모델이 두가지 였습니다.
아마도 필자의 생각에는 고압 저압 냉각라인을 컴프레서에 연결하는 볼트가 풀고 조이기 아주 불편하게 되어있어서 각도를  돌리기 위해 모델변경을 한 것 같습니다.




소음을 잡기 위해 시작한 작업인데 컴프레서 교체 후에도 소리가 납니다.
또 다시 풀리 하나하나 재점검을 했으나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설마설마 하며 크랭크 축에 렌치를 끼우고 돌려보니 한 바퀴 돌 즈음에 "서걱"하며 쇠 갈리는 소리가 납니다.
아뿔사.. 소위 말하는 엔진이 깨진 차입니다.
피스톤링 중 하나가 터져서 실린더 벽을 긁는 소리입니다. 소형차라서 피스톤 4개가 순서대로 크랭크 축이 한바퀴 도는 동안 오르내리는데 그 중 하나가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이런 증상은 엔진을 분해해서 수리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이 차의 중고차 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에 고객님께 소리 원인을 확인시켜 드리고 고치지 말고 탈 수 있을 때까지 그냥 타시라고 했습니다.

컴프레서도 기존에 것을 더이상 소음이 나지 않게 풀리 분해하여 구리스 칠한 후 재장착하고 벨트는 새것으로 교체 했으니 벨트값과 기타 부품, 오일 등을 주문할 때 사용된 배송비만 받고 아무런 공임도 받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이런 경우가 되어도 공임은 다 받으며, 일반적으로 정비사들은 고쳐질때까지 이것저것 부품을 교체하고 그 비용을 모두 청구한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들 아는 상식입니다. 정비사들이 욕먹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필자는 돈보다도 고객님 한분 한분과의 인연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필자가 중고 컴프레서를 구하기 위해 돌아다닌 시간과 기름값은 고사하고 필자에게 컴프레서를 판매한 폐차장은 자기네 규정은 절대 환불을 해주지 않는 것이며 부품이 맞지 않으면 교환을 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필요도 없는 혼다 재즈 컴프레서를 반품도 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450불을 손해봤습니다.
다른 정비사들이 이 이야기를 읽으면 필자를 비웃겠지만 그것이 필자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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